히든 피겨스 Hidden Figures 넷플릭스 영화 추천 -
https://www.imdb.com/titl e/t4846340/실화를 바탕으로, 그리고 실존인물을 그려내는 영화는 사실 믿고 보는 편이다.넷플릭스에서 발견한 영화 히든 피겨스가 그렇다.
영화는 간단히 소개하면 유색인종 차별이 극심했던 60년대 초 미국 나사에서 벌어진 아프리카계 여성들의 고군분투를 그리고 있다. 사실 나는 이런 식의 PC, 페미니즘 성향이 강한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계몽적 역할을 하기 위해 주입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느낌이 강해 거부감을 느끼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 강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온갖 차별에도 굴하지 않고 나사에서 활동하는 아프리카계 흑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던지는 메시지는 자칫 PC와 페미니즘으로 짬뽕당하기에 딱 좋은 구조를 지녔음에도 이 영화는 그 균형을 잘 지키는 느낌이다.
사실 여성이기 때문에 받는 차별, 유색인종 때문에 받는 차별에 대해 내가 잘 알고 있거나 이해하거나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하지만 나 역시 크고 작은 차별을 받아온 인간으로서 차별받는 입장에 서서 받는 상처에 공감할 수 있었다.
캐서린이 800m나 떨어진 유색인종 전용 여자화장실을 가기 위해 비바람을 맞으며 뛰어다니는 모습은 정말 안타까웠다. 하지만 신파로 흐르지 않아서 다행이다. 매일 40분씩 자리를 비우는 이유가 뭐냐고 따지는 국장에게 일갈하는 캐서린의 당당한 태도가 그 부분을 상쇄시켰다. 다만 묵묵히 부당한 차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에 쾌감을 느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조치가 조직에 문제가 된다는 것을 깨닫고 행동에 옮기는 국장도 막힌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 눈에 띄었다. 사실 직장인으로서는 그런 식으로 부당한 대우나 차별에 대해 자기주장을 강하게 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것 같다. 이야기의 주요 흐름을 이끌어가는 캐서린 G 존슨뿐만 아니라 그의 곁에서 함께 싸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그 결실을 맺은 친구들-최초의 흑인 여성 엔지니어가 된 메리 잭슨, 전자 컴퓨팅의 선구자로 남은 도로시 본의 드라마도 무척 감동적이다.
60년대에도 이처럼 자기 권리를 얻기 위해 싸운 사람들이 있었고, 미국 사회에서는 재능 있는 인물 앞에 막힘 없이 동반성장의 기회로 삼아 초강대국으로 부상했다. 2021년 현재 대한민국은 아직 능력보다 겉으로 보이는 것을 사람이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가로막고 보이지 않는 벽으로 가로막혀 지금도 많은 가능성 있는 사람들이 묻혀가고 있다.
이 영화 히든figures는 그런 차별과 부당함을 당당히 실력으로 헤쳐나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물론 그런 그들의 실력을 인정하고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받아들일 수 있었던 포용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 또한 아름다웠다. 우리에겐 없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만 잘살고 나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하는 비겁한 자세가 아니라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회도, 어떤 사람도 함께할 수 있다는 포용력이 부족한 사회가 바로 오늘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싶었다. 과거보다는 발전했지만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 나은 가치를 위해 도전하는 사람들의 앞길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50여 년 전 미국 사회보다 더 닫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